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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托鉢에 대하여~

송 태 용 2017. 8. 20. 19:02

부처님 당시의 사람들은 부처님의 제자들을 걸식하는 ‘비쿠’라고 불렀는데, 이는 그들이 숲속이나 바위굴속 또는 바닷가에서 수행하면서 걸식에 의존하였기 때문이었으며, 목숨을 밥그릇(발우)에 의탁한다는 뜻이기도 한 탁발은 ‘먹거리를 걸식하며 수행하는 사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의 핀다파타(Pindapa-ta)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당시의 부처님께서는 물론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그때까지 행해져 왔던 인도의 전통적인 수행자들이 은둔(隱遁)하면서 가져다 바치는 먹거리로 연명하며 수행하던 식의 수행관습을 버리게 하신 후, 하루에 한 번, 집집마다 탁발(托鉢)을 하면서 세상을 관찰하는 탁발유행자(托鉢流行者)의 길을 제시하셨는데, 이는 탁발을 통하여 수행의 가장 큰 적인 자기 자신에 집착하는 등등의 아집(我執)과, 자기 자신만을 귀하게 여기는 등등의 아만(我慢)을 없애고 수행을 원활하게 하시고자 하셨던 뜻도 있으셨지만, 보시하는 사람들의 선업을 쌓는 기회를 주고자 함이셨습니다.

 

또한 탁발을 통하여 민중들과 함께 하는 가운데 불법을 전파함으로서 개인과 사회의 문제해결을 추구하시고자 선택하신 방법이었는데, 걸식할 때, 가난한 사람과 부자를 가리지 말 것, 하루에 한 끼만 먹을 것, 하루에 일곱 집까지 탁발을 해도 먹거리를 탁발하지 못하면 그 날은 굶어야 했습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걸식은 음식을 먹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교만을 버리고 겸손과 인내심을 기르는 수행’이라고 하면서, 시주자역시 보시공덕을 쌓게 되므로 깨달음의 길로 간다는 것이며, 탁발은 청빈 속에서 교육이라든가 빈민구제 등 사회에 대한 자비의 실천을 생명으로 삼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사원이 장원화(莊園化) 되어 수행승들이 정착하게 되면서부터 인도불교는 쇠퇴되었는데, 이는 탁발에 의해 민중과 함께 하면서 융성하고 있는 동남아시아권의 불교와는 달리 탁발에 의존하지 않는 은둔과도 같은 정착형태를 취한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불교권이 현재 그 정체성을 잃고 쇠퇴되어 가고 있는 것에서 부처님께서의 탁발유행자의 길을 선택하게 하신 뜻을 더욱 확실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승단에서는 1964년 전후부터 승려의 위상을 높이고자 탁발을 금지했습니다만, 수행자들이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인 하심(下心)을 하기 위한 수행의 한 방법으로 탁발을 하는 것은 인정하여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묵인되고 있습니다.